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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진현 미술관 개관에 즈음하여

강 경 식
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전 부총리

•  먼저 ‘ 황진현미술관 ' 을 개관하면서 , 새롭게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이렇게 성대한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.그리고 이렇게 귀한 자리에서 축하의 말씀을 드리는 기회를 준 데 대해 감사합니다 .횡 진현 화백과는 젊은 시절 , 경제기획원 예산국에서 함께 , 당시 가난했던 나라살림을 꾸려가기 위해 고심했던 사이였습니다 .그런 인연으로 그림에 대한 문외한이지만 오늘 이렇게 귀한 자리에 섰습니다 .

•  물론 평소에도 황진현 화백을 매우 좋아하고 존경해 왔습니다 .그렇지만 먼저 , 황진현 화백의 직장을 그만두고 그림에 전념한 결단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.아마도 젊은 시절 , 하고 있는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전직 등을 한 , 두 번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.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그런 때가 있기 마련이지만 , 생각만으로 그치고 ,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손쉬운 선택을 하게 됩니다 .그러나 우리 황 화백은 달랐습니다 .비록 박봉이었지만 그래도 알아주는 직장이었던 경제기획원 , 그것도 ‘ 미련 없이 ' 떠나는 결단을 내리고 이것을 실천해 옮겼습니다 .그것도 이를테면 돈 많이 버는 다른 직장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그림 그리기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.물론 황 화백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열중하고 있었음은 당시에 함께 일하던 동료 기획원 동료들은 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. 그러나 ‘ 일요화가 ' 수준의 취미 생활 정도로 치부하였습니다 .그런데 전업 화가로 전환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보면서 , 놀라움과 함께 , 과연 화가로 일가를 이루고 대성할 수 있을까 , 솔직히 반신반의 했었습니다 .그러나 당시의 의구심은 기우였음이 오늘의 전시회가 웅변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.정말 대단합니다 .오늘까지 이룩한 성취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깊은 존경의 마음을 갖습니다 .

•  황 화백의 그림에 대한 열정은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.솔직히 황 화백의 그림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는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짐작할 따름입니다 .몇 일전 그의 두터운 화집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. 황 화백의 창작의 충동이 그대로 표현된 강력한 인상의 작품을 한 장 , 한 장 넘겨보면서 , 황 화백의 그림이 많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 온 것은 너무나 당연란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. 오늘 전시회를 둘러보고 이를 더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.그러나 제가 황 화백에 대해 감탄하는 것은 그의 그림이 좋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습니다 . 작품 못지 않게 황 화백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삶의 자세를 더 높이 평가합니다 .공직과 그림이라는 제 각기 다른 길을 가다 보니 , 그 동안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 가운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.그러나 그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라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.그런 환경 속에서 그림 그리기에 모든 것을 바친 사실 .그리고 그림에 대한 초심을 살리고 그림에 대한 열정을 계속 불태워 , 그 동안 8 회에 걸친 개인전을 열었고 , 천오백 점이 넘는 작품을 이 세상에 남기게 되었습니다 .창작품이 하도 많기 때문에 , 화보도 주제별로 이를 정리 하였고 , ( 초대장을 보면 ) 전시회도 앞으로 석 달 동안 , ‘ 사람과 사람들 ' , ' 바다 ' , ' 시장 '주제별로 한 달씩 전시한 다음 , 이어 월 단위로 미술기행 , 풍경 , 누드 , 크로키 , 구닥다리전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라 합니다 .얼마나 그림에 열정적으로 몰두했는지 , 잘 알 수 있습니다 .우리 사회에 찿아보기 어려운 것이 role model 인데 , 어린이들의 귀감이 될 훌륭한 role model 이 될 것 입니다 .이 점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.

•  기업 성공의 첫째 조건으로 ‘ 선택과 집중 ' 을 꼽고 있습니다 .선택과 집중은 국가경제 발전에도 그대로 적용되지만 , 경제 이외의 분야 , 화가로서도 선택과 집중은 성공의 조건이라고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.예술의 세계에서도 전략이라는 말이 통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, 황 화백이 이렇게 독자적으로 그림의 세계를 구축 , 일가를 이룬 것은 ‘ 그림을 선택하고 이에 집중 ' 한 전략 (?) 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.황 화백은 미술학교에서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것도 아니고 , 그렇다고 훌륭한 스승이 따로 있어 개인적으로 지도를 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. 황 화백 스스로는 , 오로지 ‘ 자기 그림 그리기 ' 에만 몰두한 결과, 특정 대가의 ‘ 아류 ' 가 아닌 , ‘ 독자의 그림 세계 ' 를 이루어가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.그러나 저는 그에 더해서 , 잠을 자면서도 그림을 생각할 정도로 그림에만 몰입한 생활 , 그림의 세계를 찾아가는 구도자적 집념과 애착을 가지고 전력 투구한 것이 오늘의 황 화백의 그림 세계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.황 화백의 작품이 국내 못지 않게 , 아니 오히려 해외의 미술애호가들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.

•  그림 문외한의 간단한 인사말이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.누군가가 ‘ 화폭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것은 하나의 축복 ' 이라고 말했습니다 . 그런 면에서 황 화백은 축복 받은 사람입니다 .인사의 말을 마치기 전에 개인적으로 한 가지 부탁을 하고자 합니다 .황화백은 이렇다 할 스승이 없었지만 , 제자를 한 사람도 두지 않았다고 듣고 있습니다 .부탁 할 것은 저를 포함 , 옛날 경제기획원에서 함께 일한 동료 중에서 황 화백으로부터 그림 공부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경우 , 예외를 두어 제자로 받아 달라는 것입니다.70 을 바라보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, 황 화백과 같은 ‘ 축복 받은 사람 ' 의 대열에 동참할 영광을 가지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.끝으로 오늘이 있기까지 황 화백을 뒷바라지 하는 일에 고생이 많았을 황 진현 화백의 사모님의 내조와 아드님의 헌신에 대해 우리 모두 뜨거운 박수를 보냅시다.다시 한 번 미술관 개관과 전시회를 축하하면서 , 건강하게 계속 활동해서 앞으로도 더욱 활발한 창작 활동을 전개 , 좋은 작품을 많이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.

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2004. 3. 2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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